▲정부의 신도시 발표에 경기도 의왕시 부동산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 지역 주민들은 대거 호가를 올리고 있지만, 매수세는 연일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 사진은 경기도 의왕 소재 아파트 단지. |
2일 기자가 찾은 의왕시는 연이은 개발 호재에 들뜬 기류를 풍겼다. 의왕시에 위치한 전봇대에는 ‘GTX 정차를 기원합니다’라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있었다. 실제로 이 지역 주민들도 들뜬 마음을 내비쳤다.
1호선 의왕역 인근 아파트에 거주 중인 김주성(52·남) 씨는 “30여 년 가량 의왕시에 살았지만 올해만큼 기대가 크지는 않았다”며 “교통 개발 호재 등으로 몇 달 새 아파트 호가가 수억원씩 오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박장대소를 했다.
그는 이어 “실제로 동네 주민들의 화젯거리는 연일 부동산 이야기”라며 “여기에 이번 신도시 지정으로 불확실했던 의왕역 GTX 신설역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너털웃음을 지어 보였다.
앞서 의왕역은 GTX-C 노선 선정에서 기술 문제 등으로 노선 확정이 불투명했다. 그러나 정부의 신도시 지정의 광역교통대책으로 의왕역에 GTX 신설을 검토하기로 전해지면서 역사 신설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 지역 공인중개사무소도 문의 전화가 끊이지 않는 모습이었다. 실제로 기자가 취재차 방문한 의왕 소재 A 공인중개소는 몰려드는 문의 전화에 1시간가량을 기다린 후에야 물음을 할 수 있었다.
A 공인중개소 대표는 “의왕시는 GTX B·C 노선 등이 개통되면 서울 강남구 삼성역까지 25분, 양재역까지 20분 등이 소요된다”며 “이처럼 교통인프라가 확충되는 상황에서 호가는 연일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동 소재 ‘부곡대우이안’ 아파트는 지난달 23일 전용 84㎡가 6억4250만원에 거래됐다. 그러나 신도시 발표 이후인 지난 1일에는 이보다 1억5750만원이 오른 8억원의 호가를 나타내고 있다. 같은 지역에 위치한 ‘효성청솔’ 아파트는 지난달 31일 전용 59㎡가 6억원의 호가를 기록중이다. 이는 최근 거래보다 2억원이 오른 셈이다.
◇ 신도시 발표에 매물 거두고, 호가 대거 올려…일부단지 서울 전셋값보다 높게 치솟기도
▲경기도 군포시도 신도시 발표 이후 대거 매수세가 몰리면서 주민들의 반응은 긍정적인 모양새다. 사진은 경기도 군포 소재 아파트 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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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의왕시처럼 곳곳에 현수막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기자가 찾은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부동산 이야기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군포 소재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주민 이길영(72·여) 씨는 “군포시는 서울과 근접하지만 대규모 신규 아파트 단지 공급이 줄어들면서 다소 부동산시장이 침체됐다”며 “그러나 이번 신도시 지정으로 신규공급물량이 대폭 늘어나면서 주민들도 집값 상승세를 체감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상황이 이런 가운데 군포를 떠나려는 주민들도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대거 올리고 있다”며 “그럼에도 나오는 족족 거래가 성사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신도시 예정부지인 도마교동에 위치한 ‘금강펜테리움센트럴파크2차’ 아파트는 지난 6월 전용 84㎡가 7억원에 매매됐다. 그러나 신도시 발표 이후인 지난 2일에는 이보다 호가가 5억원이 오른 12억원의 매물이 올라왔다. 같은 지역 소재 ‘엘에이치송정마을’ 아파트는 지난달 30일 전용 59㎡가 9억6000만원의 매물이 등록됐다. 이는 최근 거래보다 4억3000만원이 급등한 셈이다.
도마교동 소재 공인중개소 대표 최 모씨(40대) 씨는 “그간 군포시는 수도권 내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집값을 형성하고 있어 무주택자, 신혼부부들이 많이 찾던 지역”이라며 “평균 4~6억원가량이면 4인 가구가 거주할 아파트를 장만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정부 발표 후에는 집주인들이 호가를 3~5억원 가량 높게 부르고 있다”며 “대체로 집주인들이 기존 아파트 평균 매맷값으로는 절대 거래할 수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군포 소재 아파트 매매를 하기 위해 서울에서 내려온 김영주(32·여) 씨는 “집주인이 전세금을 계속해서 올려달라고 해서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 군포로 이사 올 생각이었다”며 “그러나 10여군데 가량 부동산을 돌아봤지만, 지금 서울전세보다 군포 아파트값이 더 높은 상황”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어 “서울에서 살기 힘들어 수도권까지 내려왔는데, 이제는 GTX 때문에 충청권까지 바라봐야 하는 것”이나며 “내 집 마련하기가 가면 갈수록 ‘하늘에 별 따기’ 같다”고 한탄했다.